이강유람 이강 유람 물 맑은 이강*에 배를 타고 돌아드니 삭풍 따라와 옷깃을 흔드는데 바람이여 바람이여 심술 사납게 부지 마라 강가에서 빨래하는 아낙네 야윈 손 시릴라 산이여 산이여 그림자도 길게 드리우지 마라 강기슭마다 조약돌 닮은 얼굴 검은 옷자락에 가릴라 그림 같은 산천 세월 잊은 채 구름 가듯 흘러만 가는데…… 2011.02.15 * 이강; 중국 계림에 있는 강 (시3에서 옮겨 적음) 花雲의 詩/화운의 여행詩 2011.02.21
청남대 청남대 푸르고 맑은 대청호가 감싸 안은 호젓한 오솔길 나랏일을 염려하며 고뇌 속에 거닐었으리 국가의 안위가 대통령의 양 어깨에 달렸으니 잔잔한 호수 바라보며 빌고 또 빌었으리 드넓게 펼쳐진 초원 위를 걸으며 대한민국의 무궁한 번영을 도모하고 드높이 솟아있는 메타쉐콰이어 길을 달리며 세계 속에 도약하기 위한 꿈으로 숨가빴으리 오천 년 역사의 발자취 따라 영화로운 조국을 향한 충성을 약속하며 뜨거운 염원이 서려 있는 남녘의 작은 청와대 대대로 이어져 온 나라님의 숨결이 발을 멈춘 지금 이 나라를 헌신적으로 이끌어줄 위대한 영도자를 내내 기다리고 있겠으리 2010.12.08 (시 3에서 옮겨옴) 花雲의 詩/화운의 여행詩 2010.12.29
사막에서 사막에서 바람이고 싶다 아무도 가로막는 이 없을 테니 뜨거운 언덕너머 모래벌판을 거침없이 달려가고 싶다 구름이고 싶다 어디든지 흘러갈 수 있을 테니 굽이굽이 구릉진 길목마다 서늘한 그늘 드리우고 싶다 바람 따라 구름 따라 그렇게 흐르고 흘러 땅이 되고 하늘이 되고 싶다 2010.12.20 (시3에서 옮겨옴) 花雲의 詩/화운의 여행詩 2010.12.20
두물머리 두물머리 느티나무 그림자 자욱한 강나루 물안개 흐르는 깊은 강물 소리 없이 걸어오는 푸른 발자국 물빛에 어리어 젖어 드는 두 마음 2010.10.21 짧은 시 1에서 옮겨옴 花雲의 詩/화운의 여행詩 2010.10.21
둘레길 둘레길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지만 가다 보면 평탄한 곳도 나타나지 너와 나 사이에도 살뜰한 마음 오고 가는 길 있지 어둠이 올 때도 안개에 묻힐 때도 있지만 비바람에 흔들릴까 눈보라에 넘어질까 조심스레 걸어야 해 뙤약볕은 괴로워도 그늘은 서늘하니 오해와 갈등의 엇갈림 속에서 용서와 화해의 손을 내미는 것은 처음 만났던 곳을 생각하며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약속이지 2010.09.27 (시 3에서 옮겨 적음) 花雲의 詩/화운의 여행詩 2010.10.03
강촌으로 가지 않을래? 강촌으로 가지 않을래? 여름이 오면 북한강 맑은 물이 청산을 휘감아 돌고 푸른 물결 위로 날랜 보트 질주하는 강촌으로 가지 않을래? 한여름 무더위가 용광로처럼 들끓어도 시원한 강물에 몸을 던지노라면 따가운 햇살도 부서지고 말아 탁한 먼지 속을 벗어나고 싶을 때 강촌으로 가지 않을래? 은물결 갈라내는 모터보트에 몸을 맡기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려가노라면 후끈거리는 열기도 쫓겨 가고 말아 낭만과 정열을 불사르고 싶을 때 강촌으로 가지 않을래? 푸름이 열병으로 몸서리치는 여름이 오면…… 2010.08.21 강촌에서 (시 3에서 옮겨 적음) 花雲의 詩/화운의 여행詩 2010.08.23
밤바다 밤바다 칠흑 같은 물살을 가르며 하얀 포말로 목울음을 토해내는 저 배는 어쩌면 혼자 깨어있는 줄 알고 있나 봐요 검은 이불을 덮고 있는 섬들이 깊은 잠에 빠져들 즈음 정적 속으로 떠나가는 저 배는 어쩌면 혼자 가고 있는 줄 알고 있나 봐요 선미에 매달린 낡은 깃발이 숨죽이는 밤하늘을 흔들며 보이지 않는 수평선을 향해 이별을 고할 때 어둠을 끌어안으며 금세 쏟아질 듯 글썽거리는 저 별들의 눈물을 어쩌면 아무도 모르고 있을 거예요 2010.08.08 (시 3에서 옮겨 적음) 花雲의 詩/화운의 여행詩 2010.08.09
여객선 여객선 외진 섬으로 건너다니며 누군가를 데려다 주고 무엇이든 실어다 주더라도 마음의 상처는 전해주지 말기를…… 2010.08.08 (짧은 시 1에서 옮겨옴) 花雲의 詩/화운의 여행詩 2010.08.09
하늘과 바다 사이 하늘과 바다 사이 하늘과 바다 사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 점점이 섬들과 떠다니는 구름 하늘과 바다 사이 아무 것도 없으면 공허한 선(線) 하나뿐 누가 그 품에 머물다 갔는지 누가 꿈을 꾸었는지 알 수 없는데 푸르디푸른 하늘과 바다 사이 아무리 먼 길이라도 멈추지 않고 날아가는 새가 있고 생육하고 번성하도록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물이 있고 땅이 기다리고 있다 부푼 희망을 가득 실은 배 반짝이는 물살을 가르며 살아 숨 쉬는 그림 속으로 들어온다 2010.07.25 통영 바닷가에서 (시 3에서 옮겨 적음) 花雲의 詩/화운의 여행詩 2010.07.27
히말라야 히말라야 구름도 오르지 못해 비껴가고 바람과 눈보라만 넘나드는 협곡엔 산들의 신만이 산다 겁 없이 벼랑 끝을 오르는 발자국을 보며 생과 사의 제비뽑기를 하는 걸까 서로 양보할 기색 없는 운명의 눈초리는 온갖 치성 다 드려도 봐줄지 말지다 사람의 속을 꿰뚫어보듯 이따금씩 눈사태로 엄포를 놓을 때면 머리를 숙이고 그의 음성을 들어라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함부로 숨을 쉬어도 안 되고 한걸음,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그의 허락을 기다려야 한다 만약 거부하거든 미련 두지 말고 돌아가거라 뒤돌아보지 말고 내려가거라 2010.05.13 (시 3에서 옮겨 적음) 花雲의 詩/화운의 여행詩 2010.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