投網圖/ 홍해리 投網圖 洪 海 里 無時로 木船을 타고 出港하는 나의 意識은 漆黑같은 밤바다 물결 따라 흔들리다가 滿船의 부푼 기대를 깨고 歸港하는 때가 많다. 投網은 언제나 첫새벽이 좋다 가장 신선한 고기 떼의 빛나는 옆구리 그 찬란한 純粹의 비늘 반짝반짝 재끼는 아아, 太陽의 눈부신 誘惑 千.. 花雲의 배움터/스승의 詩 2020.03.08
시작 연습詩作鍊習/ 홍해리 시작 연습詩作鍊習 洪 海 里 엊저녁 난바다로 무작정 출항한 나의 백지선白紙船 해리호海里號 거친 물결을 밀고 나아갔다 오늘 꼭두새벽 빈배로 귀항했다 물고기 한 마리 구경도 못한 채 험란한 바다에서 흔들리다 파도와 달빛만 가득 싣고 축 처진 백기를 들고 투항하듯 쓸쓸한 귀항 나.. 花雲의 배움터/스승의 詩 2020.03.08
퇴고推敲 / 홍해리 퇴고推敲 / 홍해리 자궁에 품고 있을 때나 세상에 드러내고 나서나 또는 시집 속에 위리안치해도, 양수에 둥둥 떠다니고 있는 영원한 미숙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시 아닌 시, 문을 밀거나 또는 두드리거나, 진화 중 또는 퇴화 중인, 나의 시는 퇴고 중. 花雲의 배움터/스승의 詩 2012.10.11
부치지 못하는 편지 / 임 보 부치지 못하는 편지/ 임 보 한 여인에게 편지를 쓰노니 밤 깊도록 잠들지 못하고 눈시울을 적시며 편지를 쓰노니 우리들의 조국이면서도 갈 수 없는 지척의 땅 북녘의 살고 있는 한 여인에게 글을 보내노니 아무리 추운 엄동설한이라도 언젠가는 대지가 풀리는 따스한 봄이 온다고 어느 .. 花雲의 배움터/스승의 詩 2012.10.07
개구리 노래 / 홍해리 개구리 노래 / 홍해리 겨우내 나의 노래는 칠흑 빛 암울한 메아리만 가슴을 울렸어라 창자를 뒤틀어 울부짖던 나의 자유 함성으로 땅을 뚫고 튀어 올랐네 아하 나의 자유여 그러나 이것을 허울 갈갈이 풀어헤칠 나의 혁명 수줍어라 수줍어라 싸늘한 새벽을 탄주하는 나의 악기는 창자를 .. 花雲의 배움터/스승의 詩 2012.09.14
젖통 / 임 보 젖통 / 임 보 1 한 반세기 전만해도 젊은 여인들의 가슴에 매달린 젖통은 하나의 그릇에 불과했다 갓난아이의 먹이가 담긴 천연의 밥통이었다 우리가 밥그릇을 부끄러워하지 않듯 물동이를 이고 간 여인들의 젖통은 짧은 적삼의 섶 밑을 비집고 나와 동이호박처럼 넌출대며 세상을 보고 .. 花雲의 배움터/스승의 詩 2012.09.12
연가 / 홍해리 연가 / 홍해리 -지아池娥에게 맷방석 앞에 하고 너와 나 마주앉아 숨을 맞추어 맷손 같이 잡고 함께 돌리면 맷돌 가는 소리 어찌 곱지 않으랴 세월을 안고 세상 밖으로 원을 그리며 네 걱정 내 근심 모두 모아다 구멍에 살짝살짝 집어넣고 돌리다 보면 손잡은 자리 저리 반짝반짝 윤이 나.. 花雲의 배움터/스승의 詩 2012.08.11
숲의 회의 / 임 보 숲의 회의 / 임 보 낮과 함께 동물들의 발자취가 사라지면 밤과 더불어 식물들의 나라가 시작됩니다 동물들은 빛의 힘으로 세상을 보지만 식물들은 바람의 전령으로 말을 주고 받으므로 어둠 속에서도 서로를 잘 압니다 소나무 숲에서는 소나무들이 참나무 숲에서는 참나무들이 대나무 .. 花雲의 배움터/스승의 詩 2012.07.26
오동꽃은 지면서 비를 부른다 / 홍해리 오동꽃은 지면서 비를 부른다 / 홍해리 온몸에 오소소 돋아있던 반짝이는 작은 털 더듬이 삼아 오동꽃 통째로 낙하하고 있다 보일 듯 말 듯 아주 연한 보랏빛으로, 시나브로 동백꽃 지듯 툭! 툭! 지고 있다 처음으로 너를 주워 드니 끈끈한 그리움이 손을 잡는다 무작정 추락하는 네 마지.. 花雲의 배움터/스승의 詩 2012.07.21
뚜쟁이 짓을 하지 마라 / 임 보 뚜쟁이 짓을 하지 마라 / 임 보 사람들아, 큰 열매를 맺겠다고 벌들이 하는 일을 빼앗아 인공수분을 하지 마라 그러면 장차 꽃들은 향기와 고운 빛깔을 다 버리고 말 것이니 사람들은 삭막한 과수원에 매달리다 드디어 지쳐 쓰러지고 말리라 어리석은 사람들아 부화를 더 많이 시키겠다고.. 花雲의 배움터/스승의 詩 2012.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