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새벽종
섬마을 새벽종 서해바다 외딴 섬마을에 작은 교회 하나 있었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언덕 위에 줄을 당겨 울리는 종탑이 있었는데 수평선 너머로 별빛 흐려지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종이 울렸다 가난하고 고단한 자의 기도 들으시라 두꺼운 미명을 열고 날마다 울었다 떨리는 쇠 울음이 채 사그라지기 전에 깊은 바다로 줄지어 향하는 고깃배들 오늘도 험한 풍랑 이기고 만선으로 돌아오길 빌고 또 빌었어도 끝내 섬을 떠나고 싶은 젊은 여자 마침내 애끓는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 어느 날, 종탑을 떠난 종소리처럼 섬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2012.04.03 (시 5에서 옮겨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