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3 100

천재수업

천재수업 또래와 같지 않아 천재 아이는 외롭다 공부는 나이 많은 어른과 해야 하고 놀이는 또래 친구와 해야 한다 공부 따로 놀이 따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야 하고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하면서 보통 아이들과 다르게 살아야 하는 아이 또래보다 뛰어나다는 것 때문에 같이 할 수 없는 게 많고 혼자 해야 할 게 너무 많다 2010.07.08 천재 어린이 ‘송유근’에 대해서

개화(開花)/<노랫말>

개화(開花) 네가 눈을 뜨면 하늘이 웃는다 삭풍을 견디고 깨어나 어렵사리 고개 드는 꽃봉오리 그 수줍은 얼굴에 감도는 공기마저 사뭇 따사롭구나 네가 미소 지으면 땅이 춤춘다 꽁꽁 접어두었다가 뿌리 끝에서 끌어올리는 향기 쉬지 않고 피워내는 눈웃음에 뛰는 가슴 주체할 길 없구나 자유롭게 날아갈 수 없어 사랑을 부르는 눈물겨운 날갯짓 언제부터 기다리고 있었는지 서로를 향한 마음들이 모여 절정의 잔치를 벌이는 그때 한 순간에 피었다가 바람으로 사라져버릴 걸 알면서도 허공에 뿌려놓는 순결한 입김 함박웃음 울려나는 북소리로 두근거리는 미지의 세계 열고 있구나 2011.03.15 # 노랫말

이강 유람

이강 유람 물 맑은 이강*에 배를 타고 돌아드니 삭풍 따라와 옷깃을 흔드는데 바람이여 바람이여 심술 사납게 부지 마라 강가에서 빨래하는 아낙네 야윈 손 시릴라 산이여 산이여 그림자도 길게 드리우지 마라 강기슭마다 조약돌 닮은 얼굴 검은 옷자락에 가려버릴라 그림 같은 산천 세월 잊은 채 구름 가듯 흘러만 가는데…… 2011.02.15 * 이강; 중국 계림에 있는 강 (여행시에 옯겨 적음)

가마솥 눈물/ 1

가마솥 눈물 가마솥이 울고 있다 마당 한 켠 외돌아 앉아 타는 불길 끌어안고 울고 있다 고난이든 시련이든 기꺼이 품 안에 받아들고 돌로 쌓은 화덕 위에 올라앉으면 미친 듯 춤을 추는 장작불에 둥그런 솥 가장자리 끓어 넘치는 눈물이 여러 가닥이다 뜨거운 실개천으로 흘러나는 어머니의 눈물 가슴은 하나여도 눈은 여러 개 달려있었나 보다 2011.01.26 시집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