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어시장
겨울바람 흐르는 골목 안으로
사람물결 몰려가고
출렁거리는 흥정소리에
몸부림치는 물고기들의 짠물이 튄다
좁은 수조에 갇혀
숨넘어갈 듯 거친 호흡에
떠나온 바다가 거품 물고 매달리면
도마 위에 흐르는 핏물 개의치 않고
펄떡거리는 살점을 도려내는 칼날
죽어서도 삭일 수 없는 아픔을 저며 낸다
결코 열지 않을 듯 입을 다문 조가비
돌아갈 수 없는 갯벌의 기억
모두 잃어버릴 때까지
끈적거리는 비린내 토해낼 때
군침 삼키는 군상들의 호기심만
질퍽거리는 시장바닥에 왁자지껄하다
2012.02.16
(시 5에서 옮겨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