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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

징검다리 비가 많이 내리면 개울물에 잠겨버리는 징검다리 아이야! 징검다리 건너기가 무섭니? 비가 그치면 바윗돌이 드러나는 그때 조심스레 밟고 건너면 되지 않겠니? 바닥이 젖어 미끄러우면 햇볕에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 가면 되지 않겠니? 중심을 잃어 넘어지면 물에 빠질 수도 있지만 그게 겁이 나서 돌아선다면 가고자 하는 길을 가지 못하잖니? 아이야! 여전히 징검다리가 무섭니? 검은 물살은 보지 말고 멀리 보고 건너뛰면 되지 않겠니? 2021.06.05 * 137회

길을 달리며

길을 달리며 오랜만에 고속도로를 달린다 천천히 달리면 핸들을 서서히 돌려도 되지만 빠르게 달리면 조금씩 재빠르게 돌려야 한다 앞에서 느리게 가는 차가 있으면 차선을 넘어 추월하기도 하고 뒤에서 바짝 따라붙는 차가 있으면 옆으로 빠져 양보하기도 한다 속도를 내야 하는 고속도로에서는 매순간이 곡예를 하듯 아슬아슬한데 하루 스물 네 시간 일 년 삼백 육십 오 일 백세를 바라보며 살면서 언제나 바쁘게 동동거리는 삶 은혜로운 오월의 하늘 아래 녹음 짙어가는 산허리를 지나며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인생 한가로운 구름 끝자락에 걸어두고 이젠 다시 오지 못할 길 빨리 가야 할 일도 없으니 서둘지 말고 쉬엄쉬엄 놀다 가고 싶다 202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