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달리며
길을 달리며 오랜만에 고속도로를 달린다 천천히 달리면 핸들을 서서히 돌려도 되지만 빠르게 달리면 조금씩 재빠르게 돌려야 한다 앞에서 느리게 가는 차가 있으면 차선을 넘어 추월하기도 하고 뒤에서 바짝 따라붙는 차가 있으면 옆으로 빠져 양보하기도 한다 속도를 내야 하는 고속도로에서는 매순간이 곡예를 하듯 아슬아슬한데 하루 스물 네 시간 일 년 삼백 육십 오 일 백세를 바라보며 살면서 언제나 바쁘게 동동거리는 삶 은혜로운 오월의 하늘 아래 녹음 짙어가는 산허리를 지나며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인생 한가로운 구름 끝자락에 걸어두고 이젠 다시 오지 못할 길 빨리 가야 할 일도 없으니 서둘지 말고 쉬엄쉬엄 놀다 가고 싶다 202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