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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털터리 사랑/<상사화>

빈털터리 사랑 사랑을 하게 되면 깊은 마음 나누고 따스한 체온 나누고 가락지에 정을 새기는데 사랑이 어긋나게 되면 마음은 지옥 같고 만날 수도 없이 절망 속으로 침몰한다 사랑은 어디로 갔을까? 싫어서도 아니고 바랄 수도 없어서 잊고 돌아서야 한다면 남아있는 건 무엇일까? 사랑을 할 땐 세상 다 얻은 듯하지만 끝까지 지키지 못하면 비어있는 가슴에 버려야 할 것만 쌓인다 2021.12.08. * 시집 게재

낙엽이 되다

낙엽이 되다 살그머니 부는 바람에도 위태로운 잎새 한 때 그의 세상은 하늘 아래 끝없는 상전벽해(桑田碧海) 초록을 덮을 세력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듯 보였다 뜨겁게 사랑하고 치열하게 살아온 여정이라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순간은 알록달록 찬란해서 눈물겨운데 놓아야 할 때가 온다 한들 그리 아쉬울 게 무어랴? 다시 돌이킬 수 없다 한들 그리 서러울 게 무어랴? 서서이 밀려오는 이별 소식에 덧없는 욕심은 버리기로 한다 홀가분해지기 위해서 남김없이 마른 잎이 되기로 했다 다가오는 새날을 위해서 아끼지 않고 떨어지기로 했다 2021.11.05. 주어진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았듯이 다가오는 새날도 진지하게 맞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