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1

김양송의 그림책에 써 주다 - 이달

花雲(화운) 2018. 7. 21. 22:49


김양송의 그림책에 써 주다 - 이달

 題金養松畵帖(제김양송화첩)



一行二行雁 (일행이행안)   한 줄 두 줄 기러기

萬點天點山 (만점천점산)   만 점 천 점 산

三江七澤外 (삼강칠택외)   삼강 칠택 밖

洞庭蕭湘看 (동정소상간)   동정 소상 사이.


* 洞庭: 중국 남쪽에 있는 큰 소수의 이름

* 蕭湘: 중국 남쪽에 있는 강의 이름


李達 (1539~1612)

- 조선 중기의 시인. 호는 손곡(蓀谷). 홍주 사람 이수함의 서얼이다.

- 당시풍을 배워 백광훈. 최경창 등과 더불어 삼당시인으로 불렸다.

- 그림같이 아름다운 작품들을 많이 남겼으며 문집으로 《손곡집》이 있다.

   동정호와 소상강 사이 같기도 하다.

- 도대체 무슨 말일까? 설명하는 말은 하나도 없고, 단어만 나열해 놓았다. 삼강과

   칠택, 동정과 소상은 모두 중국 남쪽 지방에 있는 유명한 호수와 강물의 이름이다.

- 제목을 보면 김양송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림책을 보고 그 그림의 빈 곳에

  써 준 시임을 알 수 있다. 시인은 지금 그림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어떤 그림이었을까? 한 줄 두 줄 기러기는 V자 모양으로 줄을 지어 날아가는 기러기

   떼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 만 점 천 점 산이란 무수히 많은 산들이 그려져 있었던 모양이다.

- 삼강과 칠택의 밖, 동정과 소상의 사이라고 했으니 무수한 산과 들 사이로 많은

   호수들이 있었겠다.

- 그림은 기러기 떼가 산 넘고 강 건너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 날아가는 장면이었다.

   시인의 생각을 헤아려서 설명을 보태면 이렇게 된다.


한 줄인지 두 줄인지 기러기가 날아가는데

만 점인지 천 점인지 산은 많기도 많다.

삼강과 칠택의 바깥 같기도 하고

동정호와 소상강 사이 같기도 하다.


- 말을 아낄수록 뜻이 깊어지는 것은 현대 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정민.

(주)보림출판사.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