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송의 그림책에 써 주다 - 이달
題金養松畵帖(제김양송화첩)
一行二行雁 (일행이행안) 한 줄 두 줄 기러기
萬點天點山 (만점천점산) 만 점 천 점 산
三江七澤外 (삼강칠택외) 삼강 칠택 밖
洞庭蕭湘看 (동정소상간) 동정 소상 사이.
* 洞庭: 중국 남쪽에 있는 큰 소수의 이름
* 蕭湘: 중국 남쪽에 있는 강의 이름
李達 (1539~1612)
- 조선 중기의 시인. 호는 손곡(蓀谷). 홍주 사람 이수함의 서얼이다.
- 당시풍을 배워 백광훈. 최경창 등과 더불어 삼당시인으로 불렸다.
- 그림같이 아름다운 작품들을 많이 남겼으며 문집으로 《손곡집》이 있다.
동정호와 소상강 사이 같기도 하다.
- 도대체 무슨 말일까? 설명하는 말은 하나도 없고, 단어만 나열해 놓았다. 삼강과
칠택, 동정과 소상은 모두 중국 남쪽 지방에 있는 유명한 호수와 강물의 이름이다.
- 제목을 보면 김양송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림책을 보고 그 그림의 빈 곳에
써 준 시임을 알 수 있다. 시인은 지금 그림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어떤 그림이었을까? 한 줄 두 줄 기러기는 V자 모양으로 줄을 지어 날아가는 기러기
떼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 만 점 천 점 산이란 무수히 많은 산들이 그려져 있었던 모양이다.
- 삼강과 칠택의 밖, 동정과 소상의 사이라고 했으니 무수한 산과 들 사이로 많은
호수들이 있었겠다.
- 그림은 기러기 떼가 산 넘고 강 건너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 날아가는 장면이었다.
시인의 생각을 헤아려서 설명을 보태면 이렇게 된다.
한 줄인지 두 줄인지 기러기가 날아가는데
만 점인지 천 점인지 산은 많기도 많다.
삼강과 칠택의 바깥 같기도 하고
동정호와 소상강 사이 같기도 하다.
- 말을 아낄수록 뜻이 깊어지는 것은 현대 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정민.
(주)보림출판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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