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1

압록강 가는 길에 - 황현

花雲(화운) 2018. 7. 21. 17:04


압록강 가는 길에 - 황현

鴨江途中 (압강도중)



微有天風驢更快 (압강천풍려경쾌)   산들바람 불어오자 나귀 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一經春雨鳥皆姸 (일경춘우조개연)   봄비가 오고 나자 새가 모두 어여쁘다.


* 鴨江: 압록강을 이르는 말

* 微風: 산들바람


黃玹 (1855~1910)

- 구한말의 시인. 호는 梅泉. 본관은 장수이다.

- 어려서 시에 능하다는 소문이 있었고 1885년 생원시에 장원으로 급제하였다. 어지러운

   시국을 보고 벼슬을 단념한 뒤 다시는 서울에발을 들이지 않았다.

- 1905년 한일합방으로 나라가 망하자 유언 시를 남기고 약을 먹고 순절하였다.

- 시문집으로 《매천집》이 있고 구한말의 야사를 기록한 《매천야록》이 있다.


金澤榮 (1850~1927)

- 구한말의 문장가. 호는 滄江. 개성 사람이다.

- 젊어서부터 글을 잘 짓는다는 이름이 있었다.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망한 나라에 살 수

   없다며 청나라로 망명하였다.

- 청나라에서 그곳의 학자, 문인들과 교유하면서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학을 많이 소개

   하였다.

- 저서에 《한국소사》와 《한사경》이 유명하고 문집에 《소호당짐》이 있다.


李建昌 (1852~1898)

- 조선 후기의 문인. 호는 영재(寧齋). 본관은 전주이다.

- 고종 때 15세의 젊은 나이로 문과에 급제했고 23세 때 서장관으로 청나라로 가서 문장

   으로 이름을 떨쳤다. 조선 말의 뛰어난 문장가로 김택영과 강위 등이 모두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 문집으로 《명미당집》과 《당의통략》이 전한다.


작품해설

- 봄비가 내려 세상이 깨끗해졌고 새들이 목욕한 것처럼 빛깔이 고와졌다.

- 나귀가 땀을흘리며 길을 가는데 산들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 나귀는 신이 나서 더

   빨리 방울 소리를 울리며 걸어간다. 봄비가 내려 세상이 깨끗해졌고 새들이 목욕한

    것처럼 빛깔이 고와졌다.

- 친구인 김택영과 이건창이 이 시를 보고 대뜸 두 번째 구절의 여섯 번째 글자인 모두

   '皆'자를 더할 '增'으로 고쳐 놓았다. 한 글자를 고치고 나니 시의 뜻은 이렇게 바뀌었다.



微有天風驢更快 (압강천풍려경쾌)   산들바람 불어오자 나귀 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一經春雨鳥增姸 (일경춘우조증연)   봄비가 오고 나자 새가 훨씬 어여쁘다.


- 그냥 '새가 모두 예쁘다'고만 하면 왠지 힌이 없어 보인다. 하나는 움직임이 있는데

   하나는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 한 글자를 고치자 시의 분위기가 훨씬 살아났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정민.

(주)보림출판사.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