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꽃이 피었다.
첫해에는 밥공기 만했다가
그 다음 해에는 국대접 만했다가
또 그 다음 해에는 양푼 만해지더니
5년 만에 고대하던 황후의 자태로 왔다!
내가 좋아하는 백모란...
향기는 또 어찌 그리 그윽한지...
원하는 품종을 찾다가 구하지 못해
아쉬움에 토종 백모란을 데려왔는데
처음 핀 꽃을 보고는 너무 빈약해 실망이 되었다.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나의 기다림를 헤아렸는지
꽃잎들이 풍성해지며 고대하던 모습으로 달라진다.
눈부시게 빛나는 하얀 꽃잎, 황금빛 꽃술!
역시, 백모란은 꽃들의 황후이다!
아름답다!
하니 더 아름다워~~~
그 치마폭에서 헤어날 자 누구인가?
누구라도 다 품을 듯...
무엇보다 반가운 건
헤아리기 손이 모자랄 정도로
몰려온 꽃망울들.
모란은 피어 있는 시기가 짧아
여러 그루 심었는데
피고 지고, 피고 지고...
더 오래 꽃을 볼 수 있기를...
철쭉의 계절
꽃사과도 한껏 만발했다.
열매가 달리면
산중의 새들이 모두 몰려 온다.
시영산방의 열매들은 새들의 양식 창고.
올해는 제법 풍성하겠다.
박태기꽃
어렸을 때, 밥풀꽃이라고 들었다.
명자꽃
참 요염하게도 피었네.
애간장 다 녹이겠다.
그 열기에 여름이 빨리 오는 듯...
블루베리
몇 해동안 열매가 열렸지만 새들에게 양보해야 했다.
겹벚꽃
작년 봄, 서산 개심사의 겹벚꽃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반해 다섯그루를 심었다.
꽃을 보리라고는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오늘 창문 밖으로 얼핏 보이는 분홍빛 얼굴,
놀라움에 가까이 가서 보니 몇 송이가 방긋!
몇 해 지나면 왕벚꽃이 진 후
화사하게 그 아름다움을 뽐낼 것이다.
하늘 아래 봄의 향기 가득한 날.
꽃길만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