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육가공처리사
명절이 다가오면 그들의 손길은 더욱 바빠진다
15도C 이하에서 하루 12시간 사투에 가까운 고된 작업
100Kg이나 되는 소의 머리와 내장이 말끔히 제거되고
4등분으로 나눠진 벌건 고깃덩어리가
줄줄이 갈고리에 매달려 작업장으로 들어오면
그들의 손에 들려진 칼은 신들린 듯 춤을 추기 시작한다
꼿꼿이 세운 칼끝이 예리하게 뼈와 살을 발라내면
앞다리, 갈비, 등심, 안심, 사태, 양지, 아롱사태 등등
각기 14부위로 분리되어 값진 제 이름이 붙여진다
두툼한 살코기가 발라지면서 뼈는 앙상하게 드러나고
적당한 크기로 잘려져 말끔하게 포장을 마치면
비싼 값으로 손님 맞을 준비가 되는 것이다
4시간 작업 후에 먹는 꿀맛의 점심식사
식탁에선 만인에게 최고로 환영 받는 소고기지만
맛 좋은 고기반찬이 그들의 식탁엔 전혀 보이지 않는다
2012-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