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시들시들 말라서
구석으로 밀려난 땡 처리 상품
유통기한 넘겼다고
진열장에서 쫓겨나 외면당한 채
알뜰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나저제나
새 주인을 기다려 보지만
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서러운 몸
집었다 다시 놓는 푸대접에 가슴 졸이며
그대로 잊혀질 것을 염려하는 동안
그 옆에 생선 몇 마리
그을린 밀짚모자 아래 흐르던 땀 방을
소금기 절은 뱃전을 때리던 거친 파도
다 기억할 수 없는 고달픔까지
서서히 증발하며 제값을 잃어가고 있다
2012.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