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5

몸값

花雲(화운) 2012. 9. 29. 23:40

몸값

 

 

시들시들 말라서

구석으로 밀려난 땡 처리 상품

유통기한 넘겼다고

진열장에서 쫓겨나 외면당한 채

알뜰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나저제나

새 주인을 기다려 보지만

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서러운 몸

집었다 다시 놓는 푸대접에 가슴 졸이며

그대로 잊혀질 것을 염려하는 동안

 

그 옆에 생선 몇 마리

그을린 밀짚모자 아래 흐르던 땀 방을

소금기 절은 뱃전을 때리던 거친 파도

다 기억할 수 없는 고달픔까지

서서히 증발하며 제값을 잃어가고 있다

 

 

201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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