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詩 창작론

공광규의 시 창작 스캔들/ 둘째, 이야기를 꾸며낸다

花雲(화운) 2011. 11. 25. 11:28


공광규의 시 창작 스캔들/ 둘째, 이야기를 꾸며낸다

 

* 경험을 옮기는 것만으로는 시가 안됨.

* 인간의 실제 경험은 그렇게 다양하거나 극적인 것이 아니어서 경험으로만 시를 쓴다면,

  일생 동안 시를 몇 편만 쓰겠다는 것. 

* 시인은 작은 경험(직접/간접)의 조각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낼 줄 아는 사람.

* 결국 시 쓰기는 개인의 경험 횟수가 아니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상상력이 문제.

* 시는 실제 경험한 사건으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서 발아시킨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꾸며가는 것.

   - 막상 시를 쓰려고 하면 쓸거리가 없어요.

      :작은 경험에서 상상력을 발전시켜 이야기를 꾸며내면 됩니다. 시고 이야기를 들려

       주는 겁니다. 무용처럼, 그림처럼, 음악처럼...

      "시인은 단순히 운문의 창조자가 아니라 이야기난 구성을 창조하는 사람"               ----------------------------------------------------------------


별국

가난한 어머니는/ 항상 멀덕국을 끓이셨다//

학교에서 돌아온 나를/ 손님처럼 마루에 앉히시고//

흰 사기그릇이 앉아 있는 밥상을/ 조심조심 들고 부엌에서 나오셨다//

국물 속에 떠 있는 별들//

어떤 때는 숟가락에 달이 건져 올라와/배가 불렀다//

숟가락과 별이 부딪치는/ 맑은 국그릇 소리가 가슴을 울렸는지//

어머니의 눈에서/ 별빛 사리가 쏟아졌다

 

- 1~3연은 경험의 조각을 모은 것이고

- 4~7연은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쓴 것

- 이 시는 실제 경험한 사실을 그대로 쓴 것처럼 보이나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야기로

   만든 허구

- 독자에게 개연성을 주기 위해 만든 것

 

= 이 시에는 쳧 개의 상상이 나타나는데, 시의 기법적 계보는 '정지용'으로부터 시작

   (정지용의 <유리창>을 배우는 순간, 이렇게 시를 쓰면 되겠다는 느낌이 옴 - 깨달음은

     이렇게 찰나에 오는 것)

= 시창작 방법을 방황하다가 멘토를 만난 것/아직도 심상중심의 시를 쓰고 있음

= 별국 '별빛사리'는 상상력을 통해 심상으로 창조한 어휘

= '멀덕국'은 충청도 사투리를 시어로 제도권언어게 진입시킨 사례/변방의 언어를 중심

   언어로 만드는 역활을 하는 게 작가

= 시인은 어휘의 창조자 : 세익스피어가 만들어낸 단어양은 영문학사상 최고. 그가 만든

   단어는 세는 방법에 따라 2076개라는 주장도 있고6700개라는 주장도 있음. 세익스피어

   당시 영어단어가 15만 개였고 그가 사용한 단어가 2만개였으니 단어의 10%를 만들어

   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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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행버스로 다녀왔다 

오랜만에 광화문에서/ 일산가는 버스를 탔다/ 넓고 빠른 길로/

몇 군데 정거장을 거쳐 직행하는 버스를 보내고/ 완행버스를 탔다//

이곳 저곳 좁은 길을 거쳐/ 사람이 자주 타고 내리는 완행버스를 타고 가며/

남원 추어탕집 앞도 지나고/ 파주옥 앞도 지나고/ 전주비빔밥집 앞도 지나고/

스캔들 양주집 간판과/ 희망맥주집 앞을 지났다/

고등학교 앞에서는 탱글탱글한 학생들이/ 기분 좋게 담뿍 타는 걸 보고 잠깐 졸았다/

그러는 사이 버스는 뉴욕제과를 지나서/ 파리양장점 앞에서/

천국부동산을 향해 가고 있었다//

천국을 빼고는/ 이미 내가 다 여행 삼아 다녀본 곳이다/ 완행버스를 타고 가며/

남원, 파주, 전주, 파리, 뉴욕을/ 다시 한 번 다녀온 건만 같다/ 고등학교도 다시 다녀보고/

스캔들도 다시 일으켜 보고/ 희망을 시원한 맥주처럼 마시고 온 것 간다//

직행버스를 타고 갈 수 없는 곳을/ 느릿느릿 완행버스로 다녀왔다

 

<광화문에서 번호가 비슷해 완행벗를 잘못 탄 경험을 이야기로 만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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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우리시회 해변학교 특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