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4

꺼지지 않는 촛불/<상사화>

花雲(화운) 2011. 7. 15. 00:31

꺼지지 않는 촛불

 

 

어렴풋이 스쳐가듯 만났던 두 사람

언젠가는 한번쯤 보고 싶었다지만

헤어진 지 20년이 지나 언뜻 만났다

 

먼발치에서도 한눈에 알아본 익숙한 모습

흘러간 세월만큼 바래버린 머리칼이

바람처럼 건너온 시간들을 비추고 있었다

 

서로의 가슴 뒤 편

꽁꽁 잠가두었던 문을 슬며시 열어보면

언제든지 촛불처럼 타고 있었다던

 

그 20년을 거듭 흘려보내고

이따금씩 아프게 들여다보는 깊숙한 방

꺼지지 않는 촛불은 지금도 빛나고 있을까

 

 

2011.07.14

시집 <상사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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