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
누가 무거운 짐을 지고 살게 했는지
근심 걱정 쌓이는 세상살이 버거워
펑펑 흐느끼며 무너져 내립니다
아무데나 떨어져 미끄러지다가
벌건 황토 뒤집어쓰고
쫓기다시피 떠내려가는 알 수 없는 길
누가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면
땅 아래 깊은 곳으로 가겠다고 말하렵니다
거기서 무얼 할 거냐고 물으면
밑바닥에 깔리는 앙금을 걸러
정결한 샘물로 새로 태어나겠다고 말하렵니다
또 다시 누가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면
큰 강물 따라서 바다로 가겠다고 말하렵니다
거기서 푸른 물결 타고 춤을 추다가
한 점 구름처럼 가벼이 날고 싶어
눈부신 하늘로 높이 올라가겠다고 말하렵니다
2011.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