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4

별로 지다

花雲(화운) 2011. 6. 24. 08:59

 

 

별로 지다

 

 

푸른 오월

눈부시게 피어났던 꽃들은

한 시절을 누리고 어디로 가나

발 저리도록 걸어온 길 위에서

하염없이 연약한 뿌리 내리며

새 순 돋우려 뻗어가던 날들이 얼마였는지

꽃 한 송이 피우려 서럽게 기다리던 날

때로 궂은 비 내려도 쾌청한 날 있어 좋았지

외로움에 떨며 울던 밤에도

밤하늘의 달빛은 따사롭기만 했다

벌 나비들 몰려와

그렇게 많은 사랑을 갈구했어도

사랑이라 말할 수 있는 순간은 진정 짧기만 해서

노을 번지는 하늘 몸서리치게 껴안으며

꽃 그림자 비춰주던 연못 위에

향기로웠던 봄날의 젊음 

눈물 어린 별로 지다

 

 

2011.06.01

거제도 산방산 비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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