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4

엄마를 부르는 소리

花雲(화운) 2011. 6. 9. 01:11

엄마를 부르는 소리

 

 

한가로운 휴일 아침

달콤한 늦잠에 빠져 있을 때

어디선가 목 놓아 울부짖는 소리

꿈결에서도 가슴 저미는 소리인지라

가물거리는 시간 속으로 거슬러 올라간

우리 아이가 나를 애타게 부르는 줄 알았다

 

엄마!

엄마아!

엄마아아!

엄마아아악……!

절박한 울음소리는 점점 비명이 되어

내 귀를, 골목을, 우리 집 창문을 두드려댔다

 

잠든 애를 홀로 두고 집을 비운 사이

깨어보니 아무도 없어 놀란 옆집 아기가

베란다에 매달려 새파랗게 질려 떨고 있는데

세상에서 처음으로 포근한 하늘이 날아가 버리고

믿음직한 땅이 숨어버리는 무서운 날이 되었던 것이다

언젠가 어린 딸한테 캄캄했었을 그 하늘이 저리게 스쳐갔다

 

 

201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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