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비가 내리기를
이러다간
말라죽을 것만 같아서
드러내지도 못하고 속을 끓였지
아무리 용을 써 봐도
서 있을 힘도 없어 주저앉고 싶을 때
땅속 깊이 손을 뻗던 어린뿌리도
더 이상 찾아갈 길을 잃었는데
이대로는 포기할 수 없어!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어!
탈 듯이 토해내는 한숨이 닿았을까?
마지막 몸부림이 꺼져갈 때
기척도 없이 적셔주는 늦은 비
옳지, 이젠 살았다!
다시 일어설 수 있겠다!
눈물로도 포기하지 못했던
숭고한 이들의 신념을 쫓아
작은 빗방울 속에 깃들어 있는 숨결이
죽지 못하는 목숨을 일으키고 있네
2022.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