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보따리
누구나
겨드랑이 사이에
껴안고 있는 알록달록 보따리
남이 볼세라
책갈피에 눌러둔 단풍잎처럼
이슬 내리듯 꽃다운 향기로
콧등 시리게 한다
한때
괴롭고 힘들었어도
잊을 수 없이 박혀 있다가
추억처럼 스며 나오는 젖은 그림자
굽이굽이
가시덩굴 걸어와
버리고 싶어도 버리지 못한 채
가슴 깊이 숨어서 농익을 무렵
풀어내도 괜찮을 때가 되면
꽁꽁 묶어놓은 보따리 열어
홀가분히 털어버리자
2020.05.07.
2022.08. 우리시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