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목련
하얀 목련이 된 것은
흠없이 사는 길을 택했기 때문이다
순백으로 사는 길은
무엇하고도 타협할 수 없기에
외롭기도 하겠지만
어떤 고뇌와도 융합하지 못해서
가장 어려웠던 삶을
벗어내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지나가면 지나가는 대로
다가오면 다가오는 대로
한 걸음 물러서서
느껴지는 숨결 따라 흐르고 싶다
오직 홀로 견디고
스스로 가난하여
많고 적음을 바라보지 않는 무욕의 자유
창백하게 곱지만
헛꿈 꾸지 않아서 오히려 고상한데
아무 것도 바라지 않은 채
무심히 지는 모습이 처연하다
2021.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