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9

하얀 목련

花雲(화운) 2021. 5. 14. 11:47

하얀 목련

 

 

하얀 목련이 된 것은

흠없이 사는 길을 택했기 때문이다

 

순백으로 사는 길은

무엇하고도 타협할 수 없기에

외롭기도 하겠지만

어떤 고뇌와도 융합하지 못해서

가장 어려웠던 삶을

벗어내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지나가면 지나가는 대로

다가오면 다가오는 대로

한 걸음 물러서서

느껴지는 숨결 따라 흐르고 싶다

 

오직 홀로 견디고

스스로 가난하여

많고 적음을 바라보지 않는 무욕의 자유

 

창백하게 곱지만 

헛꿈 꾸지 않아서 오히려 고상한데

아무 것도 바라지 않은 채

무심히 지는 모습이 처연하다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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