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9

신록의 하루

花雲(화운) 2021. 4. 16. 11:32

신록의 하루

 

 

우리에게도 꽃 같은 시절이 있었지

백목련은 떠나갔어도

자목련이 와서 길을 밝히네

얼마나 고운지

붉디붉은 꽃잎이 고와서 눈이 아리네

 

우리도 곱다 못해 빛이 났었지

차디찬 눈길에 묻혀있어도

맥박은 쉴 새 없이 뛰고 있었네

얼마나 멋진지

뜨겁게 살아온 가슴이 아직도 목마르네

 

숱한 봄날을 보내며

꽃처럼 흔들리다 시들겠지만

사랑에 웃고 이별에 울면서

쓰러지지 않고 걸어온 바람길

 

꽃들이 피었다가 지는 것처럼

우리도 서산에 기울겠지만

황혼에 신록이 깃들어

푸른 바람 속에 두근거리는 하루였네

 

 

2021.04.15

봄날의 벗님들에게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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