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 돋을 때
눈 가에 돋아난 사마귀 하나
세월에 눌린 주름살 깊어지듯
하루하루 굳건히 자리잡아 가고 있다
원치 않는 근심 하나 애써 삭이면
뿌리 밑에서 올라오는 곁가지처럼
잡아 뜯고 떼어내도 다시 생겨
쓸모없는 잡동사니로 자라고 있다
한복판에 보란 듯이 솟아나지 않는 건
불행 중 다행
어쩌든지 복점이라도 되어주면
아침저녁 기름칠을 해주어도 마땅하련만
그럴 입장은 아니었는지
한구석 흰 머리칼 사이에 숨어
문득문득 잊고 살았던 경각심을 깨우고 있다
지금 무슨 생각을 짓고 사는지
날마다 그 얼굴을 들여다보아라
표정에 새겨지는 모양새로
살아가는 속사정 모두 읽을 수 있다고
절대 지워지지 않는 표식이 되어
하루하루 성가신 잔소리를 해대고 있다
2019.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