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에서
사람이 사는 하늘보다
더 높은 하늘에서 찾아오는 새벽은
깊은 잠보다 더 푸른빛을
붉은 색으로 묻혀낸다
구름 아래 사람들은
그 때까지도 밤인 줄로만 안다
새빨갛게 타오르는 동쪽 하늘을
붉은 띠로 꽁꽁 묶어 놓고서
그 때까지도 밤이라 한다
아직도 칠흑 같은 어둠 아래서
괴로워하는 이
천지를 밝히려는 그 아름다운
진통을 알기나 하는가
땅 위에 사는 이는 아무 것도 모른 채
무거운 고뇌 속에서 침묵하는데
엄청난 광명이 쏟아지는 길목에서
나의 사람아
우리 실컷 울자
그리고 사랑하자
1999.08.10 태평양 상공에서
(시 1에서 옮겨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