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여행詩

하늘 위에서

花雲(화운) 2008. 11. 12. 13:17

하늘 위에서 

 

 

사람이 사는 하늘보다

더 높은 하늘에서 찾아오는 새벽은

깊은 잠보다 더 푸른빛을

붉은 색으로 묻혀낸다

 

구름 아래 사람들은

그 때까지도 밤인 줄로만 안다

 

새빨갛게 타오르는 동쪽 하늘을

붉은 띠로 꽁꽁 묶어 놓고서

그 때까지도 밤이라 한다

 

아직도 칠흑 같은 어둠 아래서

괴로워하는 이

천지를 밝히려는 그 아름다운

진통을 알기나 하는가

 

땅 위에 사는 이는 아무 것도 모른 채

무거운 고뇌 속에서 침묵하는데

엄청난 광명이 쏟아지는 길목에서

 

나의 사람아

우리 실컷 울자

그리고 사랑하자

 

 

1999.08.10 태평양 상공에서

(시 1에서 옮겨옴)

'花雲의 詩 > 화운의 여행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붉은 소금밭  (0) 2009.03.04
집시와 훌라멩고  (0) 2009.02.05
돌아가는 한계령  (0) 2009.01.12
겨울이 머무는 파로호  (0) 2009.01.06
서울 夜景  (0) 2008.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