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와 훌라멩고
발을 굴러 땅을 두드리고
손뼉 쳐서 하늘 갈라낸다
허공을 토막 내는 부릅뜬 시선
지면의 기운을 모아 토해내는
정열의 축제
심장으로부터 치솟는 열기
땀방울로 떨어져 내리고
천지를 흔드는 발굽 장단
붉은 치마에 휘감겨 돈다
목청 터지도록 끓어오르는 외침
유랑하는 동족의 슬픈 노래
뜨거운 피를 가진 자유의 영혼
집시의 훌라멩고는
층층이 밀려오는 파도처럼
날이 새는 줄 모른다
2008.06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시 1에서 옮겨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