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7

잃어버린 봉투

花雲(화운) 2019. 2. 11. 08:56

잃어버린 봉투

 

 

종일 찾아도 보이지 않아

묵은 옷가지를 헤집어 본다

새해 명절날

큰 손주가 주고 간 봉투를

어디에 두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아

옷장이야 문갑 서랍을 열어 보고 또 열어 본다

노잣돈에 보태려고

아들 며느리 모르게 꼭꼭 넣어 두었건만

아직은 때가 안 됐는지

널브러진 잡동사니만 어지럽다

저승 가는 길

생전의 추억과 회한이 고스란히 담겼을 하얀 봉투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과 함께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2019.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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