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2

차 의원, 맥문동 좀 주시게- 서거정

花雲(화운) 2018. 8. 12. 10:36


차 전의에게 맥문동을 요구하다- 서거정

구맥문동어차전의(구맥문동어차전의). 『사가집』권20



老病纏綿抱渴何 (노병전면포갈하)   노병이 얽힌데다 소갈증까지 또 어찌하나?

日長時復愛煎茶 (일장시부애전다)   긴긴 날에 수시로 차 끓이기만 좋아한다네.

殷勤爲借門冬飮 (은근위차문동음)   날 위하여 맥문동탕을 마시도록 보내 주오.

暖胃開腸學老坡 (난위개장학노파)   늙은 동파를 배워 심장 틔우고 위장 다습게 하려네.


작품해설

맥문동은 진액을 보하는 대표적인 약으로 마른 기침, 각혈, 가래, 해수에 쓰며, 갈증, 소갈 

 변비에도 사용되는 한약재다. 서거정은 소갈증(당요)이 있어 수시로 차를 마시며 병증

을 다스려 보지만, 약효가 좋은 맥문동탕을 먹어보고자 한 것이다.

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도 진산 강희맹에게 준 시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진산군이 세 번째 앞의 운을 사용하여 부쳐 왔으므로 다시

화답하다- 점필재

晉山三用前韻見寄復和(진산삼용전운견기부화). 『점필재집』권10


擬從兪扁養餘齡 (의종유편양여령)   유부와 편작을 따라 여생이나 수양할까 하지만

不喜茶經喜酒經 (불희다경의주경)   다경은 좋아 않고 주경만 좋아한다네.

暖胃開心差可取 (난위개심차가취)   위 다습게 하고 심장 틔우는 걸 취할 만하니

門冬眞箇勝靑精 (문동진개승청정)   문동은 참으로 청정보다 나은 거라오.


* 酒經: 당나라 때 왕적이 술 만드는 법과 예로부터 술을 잘 만든 사람 등을 기록한 책

* 靑精: 도가에서 청정석으로 지은 밥을 이르는데, 이것을 오래 복용하면 안색이 좋아

           지고 장수를 한다고 한다.


명의 유부나 편작을 쫓아 남은 생애 양생에 힘쓸까도 싶지만 차보다 술이 더 좋다. 술로

탈이 난 심장과 위는 맥문동으로 다스리면 또 그만이다.



한시 러브레터. 강혜선

(주)도서출판 북멘토.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