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전의에게 맥문동을 요구하다- 서거정
구맥문동어차전의(구맥문동어차전의). 『사가집』권20
老病纏綿抱渴何 (노병전면포갈하) 노병이 얽힌데다 소갈증까지 또 어찌하나?
日長時復愛煎茶 (일장시부애전다) 긴긴 날에 수시로 차 끓이기만 좋아한다네.
殷勤爲借門冬飮 (은근위차문동음) 날 위하여 맥문동탕을 마시도록 보내 주오.
暖胃開腸學老坡 (난위개장학노파) 늙은 동파를 배워 심장 틔우고 위장 다습게 하려네.
작품해설
맥문동은 진액을 보하는 대표적인 약으로 마른 기침, 각혈, 가래, 해수에 쓰며, 갈증, 소갈
및 변비에도 사용되는 한약재다. 서거정은 소갈증(당요)이 있어 수시로 차를 마시며 병증
을 다스려 보지만, 약효가 좋은 맥문동탕을 먹어보고자 한 것이다.
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도 진산 강희맹에게 준 시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진산군이 세 번째 앞의 운을 사용하여 부쳐 왔으므로 다시
화답하다- 점필재
晉山三用前韻見寄復和(진산삼용전운견기부화). 『점필재집』권10
擬從兪扁養餘齡 (의종유편양여령) 유부와 편작을 따라 여생이나 수양할까 하지만
不喜茶經喜酒經 (불희다경의주경) 다경은 좋아 않고 주경만 좋아한다네.
暖胃開心差可取 (난위개심차가취) 위 다습게 하고 심장 틔우는 걸 취할 만하니
門冬眞箇勝靑精 (문동진개승청정) 문동은 참으로 청정보다 나은 거라오.
* 酒經: 당나라 때 왕적이 술 만드는 법과 예로부터 술을 잘 만든 사람 등을 기록한 책
* 靑精: 도가에서 청정석으로 지은 밥을 이르는데, 이것을 오래 복용하면 안색이 좋아
지고 장수를 한다고 한다.
명의 유부나 편작을 쫓아 남은 생애 양생에 힘쓸까도 싶지만 차보다 술이 더 좋다. 술로
탈이 난 심장과 위는 맥문동으로 다스리면 또 그만이다.
한시 러브레터. 강혜선
(주)도서출판 북멘토.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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