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2

푸른 향기 붉은 실로 묶었구나- 이규보

花雲(화운) 2018. 8. 11. 18:20


차 가는 맷돌을 받고서 사례하다- 이규보

謝人贈茶磨(사인증다마). 『동국이상국전집』권14

 


琢石作孤輪 (탁석작고륜)    돌 쪼아 바퀴 하나 만드니 

廻旋煩一臂 (회선번일비)   돌리는 데 한 팔만 쓴다네.

子豈不茗飮 (자기불명음)   자네라고 어찌 차를 마시지 않으랴만

投向草堂裏 (투향초당리 )   내 집 초당에 보내 준 것은

知我偏嗜眠 (지아편기면)   특히 내가 잠을 즐기는 걸 알아

所以見寄耳 (소이견기이)   이것을 나에게 부친 것이지.

硏出綠香塵 (연출록향진)   차를 갈수록 푸른 향기 나오니

益感吾子意 (익감오자의)   그대 뜻 더욱 고맙구려.


작품해설

이규보는 어떤 벗에게서 차 맷돌을 선물 받고서 위와 같이 사례하는 시를 남겼다.

동그란 바퀴모양의 작은 차 맷돌을 받고서 직접 연고차를 갈아 말차로 만들고 있을

이규보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시이다.

한편, 이규보는 정안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차를 선물 받고서 다음과 같이 시로 답례

하기도 했다.


일암거사 정군 분(정안)이 차를 보내준 데 해하여 사례함- 이규보

사일암거사정군분기다(사일암거사정군분기다). 『동국이상국전집』권18


芳信飛來路幾千 (방신비래로기천)   그리운 소식 몇 천 리를 날아왔는가?

粉牋糊櫃绛絲緾 (분전호궤강사전)   하얀 종이 바른 함을 붉은 실로 묶었구나.

知予老境偏多睡 (지여노경편다수)   내 늙어 잠 많은 줄 알고서

乞與新芽摘火前 (걸여신아적화전)   새로 나온 찻잎을 끓여 먹으라 구해 주었네

  

官峻居卑莫我過 (관준거비막아과)   벼슬 높아도 검박하기 더없는 나인데

本無凡餉況仙茶 (본무범향황선다)   어느 것도 없거늘 하물며 선다이랴?

年年獨荷仁人貺 (년년독하인인황)   해마다 홀로 어진 이의 덕을 입으니

* 前年亦送 (전년역송)                   * 지난 해에도 보내 주었다.

始作人間宰相家 (시작인간재상가)   이제야 이 세상 재상집 구실하누나.



한시 러브레터. 강혜선

(주)도서출판 북멘토.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