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함 철에게 답하다- 성혼
酬鄭季涵徹(수정계함철) 辛酉春(신유춘). 『우계집 속집』권1
只愁客味擾閑身 (지수객미요한신) 나그네 생활 한가로운 몸이 소요할까 걱정하여
長願歸家未一旬 (장원귀가미일순) 집에 돌아가길 마랐는데 이제 열흘이 못 되었네.
如今却坐靑山裏 (여금각좌청산리) 이제는 청산 속에 한가로이 앉아
還向城中憶故人 (환향성중억고인) 다시 성안을 향하여 옛 친구 생각한다오.
작품해설
성혼은 생전에 자신의 묘지명을 스스로 지어 남겼는데, 자신의 삶을 한마디로 끝없이
공부하는 사람으로 그려 놓았다.
언제나 책을 읽고 이치를 연구했지만 조금도 성취하지 못했다고 자신의 삶을 과소평가
하고 있지만 율곡 이이가 흠모해마지 않던 대학자였다. 스스로 "남의 과실을 자주 지적
하여 이 때문에 사람들이 대부분 꺼리고 싫어하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올곧은 말을
진지하게 잘했던 그의 행동을 가리킨 말이라 하겠다. 정철에게 보낸 편지와 시 속에
그런 성혼의 면모가 잘 드러난다.
1561년(명종16년) 봄에 성혼이 정철에게 보낸 편지에 우계로 돌아가는 성혼에게 정철이
편지와 함께 이별하는 서운함을 전하였던가 보다. 이에 성혼은 우계의 집으로 돌아가 책
읽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안하다고 하면서, 도리어 벗이 요즘 책을 어떻게 읽는지
궁금해한다. 그리고는 "분발하고 힘써 게을리 하지 말기를" 충고도 덧붙였다. 편지와
함께 보낸 이 시에서 벗을 그리워하는 마음만을 오롯이 전하고 있다.
한시 러브레터. 강혜선
(주)도서출판 북멘토.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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