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 정몽주
春雨
春雨細不滴 (춘우세부적) 봄비가 가늘어서 방울도 짓지 못하더니
夜中微有聲 (야중미유성) 한밤중에 가느다란 소리가 들려온다.
雪盡南溪漲 (설진남계창) 눈 녹아 남쪽 시내에 물이 불어나니
草芽多少生 (초아다소생) 새싹들이 많이도 돋아났겠다.
鄭夢周 (1337~1392)
- 고려 말의 학자이자 문인. 호는 포은(圃隱). 본관은 연일이다. 여말 三隱의 한 사람
- 고려 말 이성계에 반대하다가 이방원에 의해 선죽교에서 죽었다. 외교적 사명을 띠고
명나라와 일본을 왕애하였다. 성리학에 뛰어난 학자이면서 아름다운 시를 많이 남겼다.
- 시호는 문충. 문집으로 《포은집》이 전한다.
작품해설
- 봄비가 너무 가늘어서 마치 분뭄기로 물을 뿌리는 것처럼 내려서 비를 맞아도 옷이
젖는 줄을 모른다.
- 밤중에 호롱불을 켜고 책상 앞에 혼자 앉으니 들떴던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아까부터 자꾸만 무슨 소리가 소곤소곤 들려오는 것 같다. 시인은 조용히 귀를 기
울여본다.
- 시인이 방 안에서 들은 소리는 비 오는 소리였을까? 시냇물 소리였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소곤거리는 것도 같고 웅성거리는 것도 같고 쟁글거리는 것도
같은 그 소리가 방 안에도 들려오기 시작한다. 시인은 방 안에 앉아서 소리를 따라
생각에 잠긴다.
- 산속 깊은 곳에 쌓인 눈도 이제 녹기 시작하겠구나. 깊은 산속에는 지금쯤 새싹들이
언 땅 위 여기저기서 고개를 내밀고 있겠지. 이 밤 봄비를 맞으며 겨우내 언 몸들을
목이고 있겠구나. 이런 생각으로 시인은 한없이 행복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정민.
(주)보림출판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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