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1

산 절에서 한밤중에 - 정철

花雲(화운) 2018. 7. 20. 16:37


산 절에서 한밤중에 - 정철

山寺夜吟



蕭蕭落木聲 (소소락목성)   쓸쓸히 나뭇잎 지는 소리늘

錯認爲疎雨 (착인위소우)   성근 빗소리로 잘못 알고서

呼僧出門看 (호승출문간)   스님 불러 문 나가서 보라 했더니

月掛溪南樹 (월괘계남수)   "시내 남쪽 나무에 달 걸렸네요."


* 蕭蕭: 비가 내리거나 낙엽이 우수수 지는 소리

* 錯認: 착각해서 잘못 알다


鄭澈 (1536~1593)

- 조선 중기의문인이자 정치가. 호는 松江. 본관은 연일이다.

-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져 싸우던 선조 대의 정치 상황 속에서 서인의 영수로 활약

   하다가, 여러 차례 정치적인 시련을 겪었다. 임진 왜란을 맞아 귀양에서 풀려나

   나라를 위해 힘을 쏟다가 강화도에서 병으로 죽었다.

- 강화도 관찰사로 있을 때 지은 〈관동별곡〉이 유명하고 이 밖에 〈사미인곡〉

  〈속미인곡〉등 아름다운 국문 가사 작품을 많이 남겼다.


 작품해설

- 산속에 있는 절에 와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웬일인지 잠은 오지 않고 정신은 갈수록

   또랑또랑해진다.

- 창 밖에서 아까부터 비 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맑고 쾌청한 날씨였는데 갑자기

   웬 비가 오는 걸까?

- 동자승을 불러 비가 오느냐고 물어보니 달이 떴다고 대답한다. 달이 떳다면 비가 올

   리가 없다. 그렇다면 좀 전에 들은 소리는 무슨 소리란 말인가? 그 순간 그것이 비오는     소리가 아니라 사실은 낙엽지는 소리인 줄 깨닫게 되었다.

- 스님의 엉뚱한 대답이 이 시를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만일 손님이 물었을 때, "비 안

   와요. 낙엽 지는 소리예요."라고 대답했다면 이것은 시가 될 수 없다. 독자가 생각할

   빈 틈이 없어지키 때문이다. 시 속에서 모호성은 독자가 들어갈 빈 공간을 만들어 준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정민.

(주)보림출판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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