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절에서 한밤중에 - 정철
山寺夜吟
蕭蕭落木聲 (소소락목성) 쓸쓸히 나뭇잎 지는 소리늘
錯認爲疎雨 (착인위소우) 성근 빗소리로 잘못 알고서
呼僧出門看 (호승출문간) 스님 불러 문 나가서 보라 했더니
月掛溪南樹 (월괘계남수) "시내 남쪽 나무에 달 걸렸네요."
* 蕭蕭: 비가 내리거나 낙엽이 우수수 지는 소리
* 錯認: 착각해서 잘못 알다
鄭澈 (1536~1593)
- 조선 중기의문인이자 정치가. 호는 松江. 본관은 연일이다.
-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져 싸우던 선조 대의 정치 상황 속에서 서인의 영수로 활약
하다가, 여러 차례 정치적인 시련을 겪었다. 임진 왜란을 맞아 귀양에서 풀려나
나라를 위해 힘을 쏟다가 강화도에서 병으로 죽었다.
- 강화도 관찰사로 있을 때 지은 〈관동별곡〉이 유명하고 이 밖에 〈사미인곡〉
〈속미인곡〉등 아름다운 국문 가사 작품을 많이 남겼다.
작품해설
- 산속에 있는 절에 와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웬일인지 잠은 오지 않고 정신은 갈수록
또랑또랑해진다.
- 창 밖에서 아까부터 비 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맑고 쾌청한 날씨였는데 갑자기
웬 비가 오는 걸까?
- 동자승을 불러 비가 오느냐고 물어보니 달이 떴다고 대답한다. 달이 떳다면 비가 올
리가 없다. 그렇다면 좀 전에 들은 소리는 무슨 소리란 말인가? 그 순간 그것이 비오는 소리가 아니라 사실은 낙엽지는 소리인 줄 깨닫게 되었다.
- 스님의 엉뚱한 대답이 이 시를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만일 손님이 물었을 때, "비 안
와요. 낙엽 지는 소리예요."라고 대답했다면 이것은 시가 될 수 없다. 독자가 생각할
빈 틈이 없어지키 때문이다. 시 속에서 모호성은 독자가 들어갈 빈 공간을 만들어 준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정민.
(주)보림출판사. 2003
'花雲의 배움터 > 漢詩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강산 - 송시열 (0) | 2018.07.20 |
---|---|
눈 앞의 풍경 - 이경전 (0) | 2018.07.20 |
봄비 - 정몽주 (0) | 2018.07.20 |
매조도에 쓴 시 - 정약용 (0) | 2018.07.19 |
시골집의 눈 오는 밤 - 최해 (0) | 2018.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