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6

거슬러오르는 강

花雲(화운) 2015. 10. 15. 11:57

거슬러 오르는 강

 

 

너는 왜,

그냥 몸속으로 스며들지 않고

머리 꼭대기 가파른 길 올라와

눈동자를 흠뻑 적시고 나서야

두 줄기 강물이 되어 흘러내리니?

 

마음이 저려오면

휘파람이라도 한껏 불어

분수처럼 공중에 흩뿌리면 시원해질 걸

가슴 한복판에 연약한 우물 파내어

마르지도 않는 샘을 만들어 두었니?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라면

맥없이 넘쳐서 무너질까 봐

심장 깊은 데서 끓어오른 뜨거움

고요하고 맑은 샘물로 걸러 

밖으로 밖으로 향하는 눈물

 

아픔을 씻어

쓰라린 상처 덧나지 않게 하려고

순한 걸음 높고 밝은 문에 이른 후

그제야 낮은 문턱을 넘어

가늘고 긴 자국을 남기고 있는 거니?

 

 

2015.10.15

'花雲의 詩 > 화운의 詩 6'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로 가는 길  (0) 2015.11.09
홍단풍(紅丹楓)/<상사화>  (0) 2015.10.29
눈물의 벽  (0) 2015.09.02
숙성(熟成)된다는 것  (0) 2015.07.31
숄더백(Shoulder Bag)  (0) 201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