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슬러 오르는 강
너는 왜,
그냥 몸속으로 스며들지 않고
머리 꼭대기 가파른 길 올라와
눈동자를 흠뻑 적시고 나서야
두 줄기 강물이 되어 흘러내리니?
마음이 저려오면
휘파람이라도 한껏 불어
분수처럼 공중에 흩뿌리면 시원해질 걸
가슴 한복판에 연약한 우물 파내어
마르지도 않는 샘을 만들어 두었니?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라면
맥없이 넘쳐서 무너질까 봐
심장 깊은 데서 끓어오른 뜨거움
고요하고 맑은 샘물로 걸러
밖으로 밖으로 향하는 눈물
아픔을 씻어
쓰라린 상처 덧나지 않게 하려고
순한 걸음 높고 밝은 문에 이른 후
그제야 낮은 문턱을 넘어
가늘고 긴 자국을 남기고 있는 거니?
201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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