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6

숙성(熟成)된다는 것

花雲(화운) 2015. 7. 31. 13:13

숙성(熟成)된다는 것

 

 

계절이 깊어지면

푸르던 나뭇잎이 점차 물들어

울긋불긋 산천이 익어가듯

 

온갖 열매들 자랄 대로 자라

연한 것은 단단해지기도 하고

굳은 것은 풀어져 물러지기도 한다

 

시퍼렇고

뻣뻣하고

떫은 기운들이 슬며시 사그라져

노릇노릇 발그레

부드럽고 달달한 색과 맛을 띄는 건

수많은 시간을 견디며 변화했기 때문

 

허약하기만 하던 심지가 곧아져

완고하지 않은 멋이 서리게 되고

함부로 다져진 못된 성질

덜어 내고 버리는 일을

매일매일 쉬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201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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