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5

알밤

花雲(화운) 2013. 9. 28. 21:40

알밤

 

 

만삭이 되자

더 이상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땅 위에 몸을 푼다

 

마른 가시 쪼그라든 어미 품에

세상모른 척 안겨 있는 것도 있고

상처 입은 얼굴로

맨 바닥에 뒹구는 것도 있다

 

어디로든 뛰쳐나가서

또 다른 세상을 품고 싶은 옹골진 꿈

 

갈 빛으로 부서지는 햇살 아래

조급해진 가을이 익어간다

 

 

2013.09.28

시집 <물도 자란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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