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빙
제아무리 꽁꽁 얼어도
나는 깨부수고 싶다
봄이 돌아와
언제인지 모르게 녹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차가운 겨울 강에서 힘겹게 스크류를 돌린다
한 조각이 깨어지고 나면
뻗어나간 균열이 또 다른 상처를 내지만
아파하지는 말아라
잘게 잘게 부서지고 나면
쓸데없이 뭉쳐있던 앙금도 다 드러날 것
조각조각 부서진 강물이 몸살을 하더라도
따스한 온기만 있으면
오래 버티지 못하고 풀어지리니
쓰리고 서러웠던 아픔
가슴에 담아두지 말고
억지로 싸매려고 울지도 말고
막힘없이 흘러가도록 등 떠밀어 보내주자
2013.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