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비/ 청개구리 / 이생진 (1929 ~ 충남 서산)
<내일은 비>
오랜 가뭄 끝에
청개구리가 뽕나무를 올라간다
가장 믿음직한 소리로
<내일은 비>
스무 개의 알 덩어리를
나무 밑에 묻어 놓고 근심하던 끝에
비 올 거라며 터뜨리는 울음소리
그 슬픈 소리가 이상하게도
믿음직하다
<내일은 비>
우산을 준비해야지
밤 아홉 시 뉴스 시간에도 TV는
기상도를 그려가며 내일은 비라고 했지만
청개구리가 울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나는 TV보다 청개구리를 믿는다
청개구리는 그 한마디를 위해 살고 있는
착한 시인
<내일은 비>
['현대문학'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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