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詩와의 동행

내일은 비/ 청개구리 / 이생진

花雲(화운) 2012. 7. 3. 09:04


내일은 비/ 청개구리 / 이생진 (1929 ~ 충남 서산)

 


<내일은 비>

오랜 가뭄 끝에

청개구리가 뽕나무를 올라간다

가장 믿음직한 소리로

<내일은 비>

스무 개의 알 덩어리를

나무 밑에 묻어 놓고 근심하던 끝에

비 올 거라며 터뜨리는 울음소리

그 슬픈 소리가 이상하게도

믿음직하다

 

<내일은 비>

우산을 준비해야지

밤 아홉 시 뉴스 시간에도 TV는

기상도를 그려가며 내일은 비라고 했지만

청개구리가 울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나는 TV보다 청개구리를 믿는다

 

청개구리는 그 한마디를 위해 살고 있는

착한 시인

<내일은 비>

 


['현대문학'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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