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詩와의 동행

선인장의 가시는 잎으로 퇴회해야 한다 / 진 성

花雲(화운) 2012. 6. 29. 05:41


선인장의 가시는 잎으로 퇴회해야 한다 / 진 성

 


마천루가 하늘을 찌르는

시의 거리는

이미

열사의 사막

그 사막에 번성하는 선인장들

한 방울의 물을 아끼기 위해

잎은

가시로 진화하였다

그러나

바늘보다 예리한 가시를

온몸에 두르고 산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타인에게 작은 그늘도 드리워줄 수 없고

사랑하는 이조차

가슴에 피를 흘리게 하는 가시를

온몸에 두르고 산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줄기로 가쁜 숨 쉬며 사는

도시의 선인장들

이제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선인장의 가시는 잎으로 퇴화해야 한다.

 


* 본명 김진성.1947년 충북 보은 출생.충북대 행정대학원 졸업.

   2001년 [자유문학] 등단. jskim061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