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 이상 [1910 ~ 1937 서울]
꽃이보이지않는다.
꽃이향기롭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거기묘혈을판다.
묘혈도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속에나는들어앉는다.
나는눕는다.
또꽃이향기롭다.
꽃은보이지않는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잊어버리고재차거기묘혈을판다.
묘혈은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로나는꽃을깜빡잊어버리고들어간다.
나는정말눕는다.
아아. 꽃이또향기롭다.
보이지도않는꽃이-보이지도않는꽃이.
[조선일보 1936-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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