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 / 백 석 [1912 ~? 납북 평북 정주]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락잎도 머리카락도 헌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사슴’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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