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4

이 세상에 있는 것 #/<물도 자란다>

花雲(화운) 2011. 10. 18. 01:58

이 세상에 있는 것

 

 

나의 생명은 내 것 아닌

이 세상의 생명이요

이 세상에 있는 것 또한

내 것 아닌 모두의 것

 

풀의 몸으로 돋아나는 새싹

향기로운 미소로 피어나는 꽃들

풍성하게 열매 맺는 과실

천지를 밝혀주는 눈부신 태양

서산마루 금빛으로 물들이는 시간

바위틈에 솟아나 바다로 향하는 샘물

때에 따라 대지를 적셔주는 비

사방으로 불어주는 신선한 바람

 

이 땅이 평안하거나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스스로 누릴 수 있는 것을 누리고

나눌 것을 아낌없이 나눌 수 있는 것은

어느 것도 소유하고 주장할 것이

아무에게도 없음을 알게 하려 함이니

 

오늘 하루 값없이 주어지는 순간들은

하늘의 자비로운 축복이요

땅에 내리는 평화임을 귀하게 여기고

힘써 가꾸어 지키게 하려 함이라

 

 

2011.10.01

시집 <물도 자란다> 게재

 

'花雲의 詩 > 화운의 詩 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존법칙  (0) 2011.10.21
헛짓  (0) 2011.10.19
돌아오는 배  (0) 2011.10.17
송이가 예쁘다  (0) 2011.10.14
후회  (0) 2011.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