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한 사람을 미워했습니다
사랑할 땐 같이 있기를 열망하여
떠나지 못하도록 붙잡았지만
어긋나는 마음 깊어질수록
갈등의 골은 좁혀질 줄 모르고
말 한마디, 손짓 하나까지
뼛속을 쑤시는 듯
고통스럽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렇게 미워만 하다가
중천에 떠서 작열하는 태양도
칠흑 속으로 잠길 때가 있는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미운 사람 사라진다면
날개를 달고
자유를 기뻐하는 것은 잠시뿐
울타리가 되었던 든든함을 보지 못하고
종잇장 말리듯 사라진 하늘을 찾아
흔들리는 땅 위에서 허둥거릴 때
절망스러운 순간이
얼마나 막막하게 될 지
그때가 두려워졌습니다
2011.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