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4

후회

花雲(화운) 2011. 10. 12. 08:56

후회

 

 

한 사람을 미워했습니다

 

사랑할 땐 같이 있기를 열망하여

떠나지 못하도록 붙잡았지만

어긋나는 마음 깊어질수록

갈등의 골은 좁혀질 줄 모르고

말 한마디, 손짓 하나까지

뼛속을 쑤시는 듯

고통스럽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렇게 미워만 하다가

중천에 떠서 작열하는 태양도

칠흑 속으로 잠길 때가 있는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미운 사람 사라진다면

 

날개를 달고

자유를 기뻐하는 것은 잠시뿐

울타리가 되었던 든든함을 보지 못하고

종잇장 말리듯 사라진 하늘을 찾아

흔들리는 땅 위에서 허둥거릴 때

절망스러운 순간이

얼마나 막막하게 될 지

그때가 두려워졌습니다

 

 

201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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