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4

고향으로 가면/ 1

花雲(화운) 2011. 10. 11. 06:06

고향으로 가면

 

 

나이 육십 되도록

세상을 견디고 이기느라

들꽃이 손을 흔들어주어도

반갑다 웃어줄 줄 몰랐지

 

가파른 고갯길 따라

숨차게 오르고 돌아가느라

외롭게 돋아난 풀 한 포기

가엾다 쓰다듬어줄 줄도 몰랐지

 

삭막한 도시 무정한 길 위에서

언 뺨을 때리는 냉혹한 시련에

원망하며 울기도 했지만

 

서럽던 계절 떠나고

따스한 봄날 연둣빛으로 피어나면

흙냄새 풀썩거리는 시골로 내려가

 

꽃과 함께 살 거야!

풀과 함께 살 거야!

 

 

2011.09.27

시집 <엄마는 어땠어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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