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4

나무는 제 멋대로 춤추지 않는다

花雲(화운) 2011. 10. 2. 20:36

나무는 제 멋대로 춤추지 않는다

 

 

낮이나 밤이나

더우나 추우나

나무는 제 멋대로 춤추지 않는다

 

바람이 찾아오지 않는 동안엔

한마디 소리내지 못하다가

저만치 시원스런 움직임이 보이면

알아보고 제풀에 겨워 휘적거리는

 

스스로 서서 떠나지 않고

죽을 때가 되어도 선뜻 눕지 않아

 

죽고 나서 팔다리 잘려나가

이리저리 몸통 깎이고 저며진 후에야

제 맘에 바라는 대로 춤추고 떠들며

바람 따라 떠나고 싶어한다

 

 

201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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