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스승의 詩

종(鐘)이 있는 풍경/ 홍해리

花雲(화운) 2011. 7. 26. 22:17


(鐘)이 있는 풍경/ 홍해리 

 


 1
종은 혼자서 울지 않는다
종은 스스로 울지 않고
맞을수록 맑고 고운 소리를 짓는다
종 (鐘)은 소리가 부리는 종
울림의 몸,
소리의 자궁.
소리는 떨며
가명가명 길을 지우고
금빛으로 퍼지는 울림을 낳는다
 

2
종은 맞을수록 뜨거운 몸으로 운다
나의 귀는 종
소리가 고요 속에 잠들어 있다
종은 나의 꿈을 깨우는 아름다운 폭탄
그 몸속에 눈뜬 폭약이 있다
위로의 말 한마디를 위하여
종은 마침내 소리의 집에서 쉰다
 

3
종은 때려야 산다
선다
제 분을 삭여 파르르 파르르 떨며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울음으로
하나의 풍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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