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스승의 詩

연꽃 피는 저녁에 / 홍해리

花雲(화운) 2012. 6. 25. 03:28


연꽃 피는 저녁에 / 홍해리

 


십오야 달 밝으면

둥두럿이 벙그는 가슴

어찌 참아요

때가 오면 피고 지는 걸

달밤에 살라야 어찌 다 살라요

억겁의 번뇌를 정하시는 향기

땅에서 맺어

하늘로 오르는

이승의 연분을

달빛 하이얀 속에 나풀대는

내 모습

그대 간지르며

주변을 맴도는 바람소리

꽃 타고 날아가던

나의 하늘엔

아름다운 평화

몇 년 전

서늘히 잠들어

그대 곁에 누워 있거니

이승 그려 내려와

세상 정하다

꽃 피어 달 밭에 솟아올라서

둥두럿이 벙글어

어쩌자는가.

 

홍해리 시인 [1942 ~ 충북 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