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스승의 詩

나무/ 임보

花雲(화운) 2011. 3. 15. 03:28

 

나무/ 임보  
              
 
나무는
한 자리에 서 있어도
잎으로 끝없는 바람의 노를 저어
푸른 입김을 대기에 가득 심는다.

나무는
기교의 손이 없어도
긴 여름 먼 일광(日光)의 끈들을 뽑아
생명의 주머니를 곱게 짠다.

그대 보고 듣고 움직이는
교만한 자여,
나무는
발도
눈도
귀도 없이
그대가 서 있는 바로 여기까지
이렇게 이미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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