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詩 창작론

시를 멋스럽게 하는 요인들 2/ 임보

花雲(화운) 2010. 10. 20. 04:23


시를 멋스럽게 하는 요인들 2/ 임보

 

6. 발상의 묘

   황진이의 시들이 적절한 예가 될 수 있다.

  

            동짓날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베어내여/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 날 밤이거든/ 구비구비 펴리라.--- 황진이 (동짓날)

 

            誰斷崑山玉(수단곤산옥)   누가 곤륜산 옥을 잘라

            裁成織女梳(재성직녀소)   직녀의 빗을 만들어 줬나

            牽牛一去後(견우일거후)   견우 님 한번 떠나신 후

            愁擲碧空虛(수척벽공허)   시름하여 푸른 허공에 던졌네---황진이 (詠半月)

 

7. 잔잔한 파격

    미인의 볼에 나 있는 작은 사마귀처럼 단조로눈 균형을 깨는 작은 변화

    다음 김삿갓의 시들을 보기로 한다.

 

    [二十樹下]                                           이십수하

    二十樹下三十客   四十家中五十食             이십수하삼십객   사십가중오십식

    人間愷有七十事   不如歸家三十食             인간개유칠십사   불여귀가삼십식

   

 [스무나무 아래]

    스무나무 아래 서른 나그네/ 마흔 집안에서 쉰 밥을 먹네

    인간 세상에 어찌 일흔이 있으랴/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서른(선) 밥을 먹으리라.

   

    * 二十樹 ; 스무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나무 이름.

    * 三十客 ; 三十은 '서른'이니 '서러운'의 뜻. 서러운 나그네.

    * 四十家 ; 四十은 '마흔'이니 '망할'의 뜻. 망할 놈의 집.

    * 五十食 ; 五十은 '쉰'이니 '쉰(상한)'의 뜻. 쉰 밥.

    * 七十事 ; 七十은 '일흔'이니 '이런'의 뜻. 이런 일.

    * 三十食 ; 三十은 '서른'이니 '선(未熟)'의 뜻. 설익은 밥.

 

    * 함경도 지방의 어느 부잣집에서 냉대를 받고 나그네의 설움을 한문 수자 새김을

      이용하여 표현한 시이다.

 

    [竹詩]                                                  [죽시]  

    此竹彼竹化去竹   風打之竹浪打竹              차죽피눅화거죽   풍타지죽랑타죽

    飯飯粥粥生此竹   是是非非付彼竹              반반죽죽생차죽   시시비비부피죽

    賓客接待家勢竹   市井賣買歲月竹              빈객접대가세죽   시정매매세월죽

    萬事不如吾心竹   然然然世過然竹              만사불여오심죽   연연연세과연죽

   

    [대나무 시]

    이대로 저대로 되어가는 대로/ 바람 치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밥이면 밥, 죽이변 죽, 이대로 살아가고/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고, 저대로 맡기리라/

    손님 접대는 집안 형세대로/ 시장에서 사고 팔기는 세월대로/

    만사를 내 마음대로 하는 것만 못하니/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지나세.

 

    * 한자의 훈(訓)을 빌어 절묘한 표현을 하였다

    * 此(이 차)竹(대나무 죽) ; 이대로.                          

    * 彼(저 피)竹 ; 저대로

    * 化(될 화)去(갈 거)竹 ; 되어 가는 대로                   

    * 風(바람 풍)打(칠 타) ; 바람 치는 대로

    * 浪(물결 랑)打竹 ; 물결치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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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잘 쓰려면(좋은 글을 쓰려면)

 

[구양수의 三多)

1. 多讀 --- 좋은 작품, 고전, 선별적 작품 (시인의 작품집). 매일 생활화

2. 多作 --- 매일 습관화;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3. 多商量 - 사색적인 삶. 독창적 이미지(좋은 글의 관건). 시상을 찾아 사물을 관찰

                 (새로움 발견) 깊은 눈, 오묘한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