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멋스럽게 하는 요인들 2/ 임보
6. 발상의 묘
황진이의 시들이 적절한 예가 될 수 있다.
동짓날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베어내여/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 날 밤이거든/ 구비구비 펴리라.--- 황진이 (동짓날)
誰斷崑山玉(수단곤산옥) 누가 곤륜산 옥을 잘라
裁成織女梳(재성직녀소) 직녀의 빗을 만들어 줬나
牽牛一去後(견우일거후) 견우 님 한번 떠나신 후
愁擲碧空虛(수척벽공허) 시름하여 푸른 허공에 던졌네---황진이 (詠半月)
7. 잔잔한 파격
미인의 볼에 나 있는 작은 사마귀처럼 단조로눈 균형을 깨는 작은 변화
다음 김삿갓의 시들을 보기로 한다.
[二十樹下] 이십수하
二十樹下三十客 四十家中五十食 이십수하삼십객 사십가중오십식
人間愷有七十事 不如歸家三十食 인간개유칠십사 불여귀가삼십식
[스무나무 아래]
스무나무 아래 서른 나그네/ 마흔 집안에서 쉰 밥을 먹네
인간 세상에 어찌 일흔이 있으랴/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서른(선) 밥을 먹으리라.
* 二十樹 ; 스무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나무 이름.
* 三十客 ; 三十은 '서른'이니 '서러운'의 뜻. 서러운 나그네.
* 四十家 ; 四十은 '마흔'이니 '망할'의 뜻. 망할 놈의 집.
* 五十食 ; 五十은 '쉰'이니 '쉰(상한)'의 뜻. 쉰 밥.
* 七十事 ; 七十은 '일흔'이니 '이런'의 뜻. 이런 일.
* 三十食 ; 三十은 '서른'이니 '선(未熟)'의 뜻. 설익은 밥.
* 함경도 지방의 어느 부잣집에서 냉대를 받고 나그네의 설움을 한문 수자 새김을
이용하여 표현한 시이다.
[竹詩] [죽시]
此竹彼竹化去竹 風打之竹浪打竹 차죽피눅화거죽 풍타지죽랑타죽
飯飯粥粥生此竹 是是非非付彼竹 반반죽죽생차죽 시시비비부피죽
賓客接待家勢竹 市井賣買歲月竹 빈객접대가세죽 시정매매세월죽
萬事不如吾心竹 然然然世過然竹 만사불여오심죽 연연연세과연죽
[대나무 시]
이대로 저대로 되어가는 대로/ 바람 치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밥이면 밥, 죽이변 죽, 이대로 살아가고/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고, 저대로 맡기리라/
손님 접대는 집안 형세대로/ 시장에서 사고 팔기는 세월대로/
만사를 내 마음대로 하는 것만 못하니/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지나세.
* 한자의 훈(訓)을 빌어 절묘한 표현을 하였다
* 此(이 차)竹(대나무 죽) ; 이대로.
* 彼(저 피)竹 ; 저대로
* 化(될 화)去(갈 거)竹 ; 되어 가는 대로
* 風(바람 풍)打(칠 타) ; 바람 치는 대로
* 浪(물결 랑)打竹 ; 물결치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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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잘 쓰려면(좋은 글을 쓰려면)
[구양수의 三多)
1. 多讀 --- 좋은 작품, 고전, 선별적 작품 (시인의 작품집). 매일 생활화
2. 多作 --- 매일 습관화;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3. 多商量 - 사색적인 삶. 독창적 이미지(좋은 글의 관건). 시상을 찾아 사물을 관찰
(새로움 발견) 깊은 눈, 오묘한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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