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3

모래의 여정/ 1

花雲(화운) 2010. 5. 4. 05:20

 모래의 여정

 

 

바닷가에 모여든 모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자갈이 구르고 굴러

모래알이 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물길을 흘러왔을지

 

오늘 하루

화평을 유지하려 애쓰는 것은

헬 수 없는 부서짐과 버림에 비하면

한낱 티끌에 불과한 여정

 

따사로운 햇볕아래

닳고 닳아 맨몸으로 뒹굴고 있는

조개껍질에게 물어보라

 

바윗돌이 바다에 이르기까지는

부서지고 버리고

온 것이 얼마나 많았는지……

 

 

2010.04.24

시집 <엄마는 어땠어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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