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하나 찍고
숱한 시간 흐르고 흘러
옛사람의 흔적은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네
광대한 우주 한복판 지구성(地球城)에서
나는 티끌보다 더 희미한데
살아있는 자
아무리 긴 세월을 견뎌 봐도
그 생명이 영원하지 못하네
땅 위에 누워있는 갈잎은
얼마를 돌고 돌아
봄날의 새순으로 돋아나고 싶어 하는지
지난 해 떨어진 꽃자리에 피어난
꼭 닮은 미소가 나를 설레게 하네
그렇듯,
짧은 만남도 기쁨을 주는데
너와 내가 함께 한 인연은
얼마나 선명한 점 하나로 남을 수 있을까
2010.03.09.
시집 <상사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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