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3

점 하나 찍고/<상사화>

花雲(화운) 2010. 3. 9. 21:40

점 하나 찍고

 

 

숱한 시간 흐르고 흘러

옛사람의 흔적은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네

 

광대한 우주 한복판 지구성(地球城)에서

나는 티끌보다 더 희미한데

살아있는 자

아무리 긴 세월을 견뎌 봐도

그 생명이 영원하지 못하네

 

땅 위에 누워있는 갈잎은

얼마를 돌고 돌아

봄날의 새순으로 돋아나고 싶어 하는지

지난 해 떨어진 꽃자리에 피어난

꼭 닮은 미소가 나를 설레게 하네

 

그렇듯,

짧은 만남도 기쁨을 주는데

너와 내가 함께 한 인연은

얼마나 선명한 점 하나로 남을 수 있을까

 

 

2010.03.09.

시집 <상사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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