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3

봄날에

花雲(화운) 2010. 3. 4. 12:14

봄날에

 

 

시퍼렇게 떨던

하늘이 몸을 풀어

촉촉한 대지 덮어주면

엉덩이를 흔드는 아지랑이

춤을 추며 날아온다

 

지난 가을

구슬피 떠나갔던 정든 이

마지못해 오시려는 지

애써 속내 감추고 기웃거리는데

힘겹게 산을 넘는 따스한 바람

그 품에 안기려 마음만 탄다

 

어서 묵은 옷이나 훌훌 벗어라

그래야 홀가분히 안아보기라도 하지

 

봄눈 녹는 계곡에서 찌든 몸 씻고

게으른 잠에 빠진 흙일랑 홀랑 뒤집어

비가 오는 날에나

바람 부는 날에나

부드러운 들판에 누워

마음껏 뒹굴어 보고 싶으니……

 

 

 201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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