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시퍼렇게 떨던
하늘이 몸을 풀어
촉촉한 대지 덮어주면
엉덩이를 흔드는 아지랑이
춤을 추며 날아온다
지난 가을
구슬피 떠나갔던 정든 이
마지못해 오시려는 지
애써 속내 감추고 기웃거리는데
힘겹게 산을 넘는 따스한 바람
그 품에 안기려 마음만 탄다
어서 묵은 옷이나 훌훌 벗어라
그래야 홀가분히 안아보기라도 하지
봄눈 녹는 계곡에서 찌든 몸 씻고
게으른 잠에 빠진 흙일랑 홀랑 뒤집어
비가 오는 날에나
바람 부는 날에나
부드러운 들판에 누워
마음껏 뒹굴어 보고 싶으니……
201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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