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茶毘)
마지막 생명의 불 꺼지고 나면
허물어지는 몸 버리고 어디로 가나
산으로 가야 하나
강으로 가야 하나
산을 넘자니 다리에 힘이 없고
강을 건너자니 타고 갈 배가 없네
이 몸에 남은 것은
얇은 베옷 하나뿐인데
떨쳐버리지 못한 집착
스쳐간 세월만큼 쌓여진
질곡(桎梏)의 허물은 어찌해야 하나
어서 가야겠네
빈손으로 돌아가야겠네
어차피 썩어질 육신
남김없이 태워
연기보다 가볍게 날아가고 싶네
이 땅에서 만들어낸
헛된 것들 다 털어버리고
저 맑은 하늘 위에 자리하고 싶네
200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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