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3

다비(茶毘)

花雲(화운) 2010. 3. 19. 05:58

다비(茶毘)

 

 

마지막 생명의 불 꺼지고 나면

허물어지는 몸 버리고 어디로 가나

 

산으로 가야 하나

강으로 가야 하나

산을 넘자니 다리에 힘이 없고

강을 건너자니 타고 갈 배가 없네

 

이 몸에 남은 것은

얇은 베옷 하나뿐인데

떨쳐버리지 못한 집착

스쳐간 세월만큼 쌓여진

질곡(桎梏)의 허물은 어찌해야 하나

 

어서 가야겠네

빈손으로 돌아가야겠네

 

어차피 썩어질 육신

남김없이 태워

연기보다 가볍게 날아가고 싶네

이 땅에서 만들어낸

헛된 것들 다 털어버리고

저 맑은 하늘 위에 자리하고 싶네

 

 

200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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